말이 느린 아이, 지능이 낮은 걸까? 말과 지능의 상관관계

저는 웩슬러 지능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검사를 진행하다 보면 어린 유아들 중에 발음이 좋지 않고, 문장으로 대답은 하나 문장 구조가 어색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특히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발음이 좋지 않은 아이들의 99프로는 말이 늦게 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부모님들께서는 말도 늦게 트였고, 발음이 좋지 않고 대화도 원활하다 생각이 들지 않기에 이러한 아이들의 언어능력을 약하다고 평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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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이도 언어가 늦게 트였습니다.

24개월 정도까지는 할 수 있는 말이 10개 미만이었던 것 같습니다.

말을 자주 시도하지도 않았고 조용했으며, 걱정이 돼서 언어 관련 센터에 가서 검사도 하고 언어치료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듣고 이해하는 수용어휘는 괜찮았고 표현이 약한 거라 최대한 자극을 주며 기다렸고 30개월에 트이면서 바로 수다쟁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40개월 즈음에 지능검사를 했고, 언어이해 지능이 0.1% 나왔습니다.

 

이미지 출처: 게티 이미지 뱅크

 

말이 늦게 트여 발음이 좋지 않다고 해서 언어능력이 꼭 약한 것은 아니고, 더불어 지능이 약한 것도 절대 아닙니다.

그래서 말이 늦게 트이고, 말을 잘 못하는 것에 초점을 두기보다 아이가 언어적으로 얼마나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유아 지능검사 결과

 

얼마 전 검사한 만 5세 아이의 지능 검사결과입니다.

이 아이의 전체 아이큐는 137, 상위 1%입니다.

언어이해 지능은 상위 0.5%입니다.

 

밝은 미소에 긍정적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이 아이는, 문제이해능력이 좋았습니다.

전반적 지구력, 주의집중도 괜찮았으며 지시도 잘 따라주었습니다.

문제를 잘 풀고 싶은 마음도 강해 뭐든지 열심히 하였습니다.

 

다만 발음이 많이 뭉개졌고 알아듣기 어려웠습니다.

질문과 대답이 명확한 문제는 잘 풀었지만, 생각을 물어보는 질문에서는 문장의 구조가 깨지다 보니 동문서답처럼 대답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이 유아는 말이 늦게 트여 언어치료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서도 당연히 언어가 느릴 거라 예상했지만, 언어지능, 전체지능 전반적으로 다 훌륭한 아이였습니다.

 

이미지 출처: 게티 이미지 뱅크

말이 늦은 아이들, 어떤 부분을 체크해야 할까?

1. 언어이해능력(수용어휘)이 괜찮은지 확인해 보세요.

이해능력이 약하다면, 전반적 지능도 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가정에서 언어사용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언어이해능력도 좋고, 가정에서 언어사용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면 시기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금방 트일 것이고 금방 잘하게 될 것입니다.

3. 언어가 트이고 난 후 발음은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언어사용을 활발하게 하다 보면 발음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좋아집니다.

말이 트인 시기에 비해 7,8세까지도 발음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확인을 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4. 정서적으로 안정적인지 확인해 보세요.

정서적으로 불안하면 말이 늦을 수도 있습니다.

정서의 불안도 지능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지능검사에서는 기본적으로 아이의 주의력, 지구력, 인내심 등을 측정합니다.(수치로 나오지는 않습니다. 결과에 포함됩니다.)

왜냐하면 긴 시간을 집중해서 견디어 내야 하고, 처리속도 지표의 소검사는 시간 안에 단기 집중을 잘해야 하며, 작업기억의 소검사에서 기억을 할 때 힘들어도 끝까지 기억을 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잘 해냈을 때 지능검사의 결과도 신뢰롭고 잘 나오게 됩니다.

또한 이 것은 지능검사결과뿐 아니라 앞으로의 학습 태도를 결정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5. 책은 많이 읽되, 읽어주시면 더 좋습니다.

말이 느린 아이들이기에 읽어주시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읽고 관련 내용을 같이 이야기 나누고, 아이가 말하지 않아도 자꾸 들려주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이 늦다고 지능이 낮은 건 절대 아닙니다.

말이 늦다고 언어지능이 낮은 것도 절대 아닙니다.

다만 말이 늦으니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똑똑해 보이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은 한때일 뿐이며 금방 지나갑니다.

아이의 지금 문제에 집중해서 계속적으로 도움을 주신다면 언젠가 빛을 발 할 날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힘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