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영어유치원 한달 후기 2 - 적응 과정, 7세라서 좋은점, 르네상스 원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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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8 - [육아] - 7세 영어유치원 1년차 한달 후기 1-영어유치원을 보내지 않았던 이유

7세 영어유치원 1년차 한달 후기 1-영어유치원을 보내지 않았던 이유

 

 

"어머 어떡하지..."

 

영어유치원 상담을 다녀온 후 남편에게 했던 말입니다.

 

저희는 단순히 앞으로 해외 이주 때문에 영어발화 하나만 바라보고 상담을 간 것뿐인데, 원장님께서는 현재 아이들의 영어 수준과 결과물을 보여주셨고 대충 알긴 했으나 이 정도로 잘하는지는 처음 알았습니다.

이제 알파벳 쓰기를 시작한 저희 아이와는 너무나도 많은 차이가 났고, 1년 동안 영유에서 공부를 한 아이들의 성장 결과물을 보며 우리 아이도 빨리 이 정도로 따라잡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불쑥 올라왔습니다.

 

이 조급함은 저만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희 남편도 저와 같은 생각을 했고, 바로 그날.. 영유에 보내지 않아야 할 이유가 숱하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등록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영유라는 곳에 발을 들이게 되었고 보낸 지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7세 1년 차 반 적응 과정

1. 알파벳 쓰기부터 시작한다.

1년 차 반을 넣은 것은 신의 한 수였습니다.ㅋㅋㅋ

일반 유치원에서 영어공부를 한 것 외에는 따로 시킨 적이 없어서 당연히 1년 차 반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7세 1년 차 반이 있는 곳이 많지 않아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학원 연계 영유를 보냈습니다.

비슷한 수준의 친구들로 구성이 되어서 아주 기초인 알파벳 쓰기부터 시작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7세 영어유치원 적응 모습 - 체육시간

2. 진도를 빠르게 나가며 숙제가 많다.

기초인 알파벳 쓰기부터 시작하나 전체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느낌입니다.

상담 시 원장님께서도 1년 안에 따라잡아야 할 부분이 많기에 많은 걸 빠르게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7세라 그런지 알파벳 쓰기는 빠르게 끝낼 수 있었고, 알파벳 쓰는 것도 버거웠던 아이가 한 달 정도 되니 문장도 금방금방 씁니다.

알파벳 쓰기가 익숙해지면서 워크시트 숙제는 금방 끝낼 수 있게 되었고, 르네상스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오래 걸리게 되었습니다.

 

<7세 1년 차 르네상스 원서 읽기>

원서를 하루에 3권씩 빌려와서 읽고 퀴즈를 풀어야 하는데 단어를 하나하나 짚으면서 읽어주다 보니 1시간씩 걸렸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습니다.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이제 책 그만 읽고 싶다고 표현하여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1년 차 초반에는 책을 스스로 읽는 것에 연연하지 말고 재밌게 듣고 이해하는 방식으로 하라는 조언에 따라 듣기 위주의 책 읽기 방식으로 바꾸었고 지금은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다만 이 방식도 30분은 걸립니다.ㅠㅠ

 

3. 아침마다 가기 싫다고 한다.

이왕 하는 거 빨리 영어가 늘었으면 해서 방과 후 과정까지 신청했습니다.

일반 유치원은 친구들 모두 4시까지 있다가 하원했는데, 영어유치원에서는 1차적으로 2시 20분에 일부 인원이 하원하다 보니 아이의 마음이 요동친 것 같습니다.

매일 자기만 늦게 끝난다며 집에 빨리 가고 싶다, 엄마 보고 싶다 등으로 가기 싫다고 합니다.

다만 저녁에는 유치원이 재미있었다고 얘기하고, 등원 유치원 버스를 타기 전 까지는 기분이 좋습니다.

유치원 버스를 탈 때 기분이 다운되며 울거나 가기 싫다고 버팁니다.

그래서 방과 후 과정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4. 자유놀이 시간은 없다.

제가 느끼기에는 이 부분이 가장 큰 차이점 같습니다.

학습식 영유를 보내서인지, 학교시간표처럼 매 시간마다 수업이 있고 아이들이 어울려서 놀 시간은 점심 식사 후 잠깐입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친해질 시간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5. 파닉스와 알파벳이 어느 정도 가능했다.

일반 유치원에서 영어공부를 하기는 했구나..라고 느끼는 부분이 이 부분입니다.

생각보다 알파벳을 빨리 뗐고, 파닉스도 어느 정도 가능해서 단어를 읽기도 합니다.

제가 해준 게 없지만 생각보다 수업을 잘 따라가는 모습을 보며 지난 유치원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7세 영어유치원 적응 모습 - 얼굴 만들기 쿠킹 수업

 

7세에 보내서 오히려 마음이 여유로운 부분

1. 영어 외에 다른 보육적인 부분에 대한 걱정이 적다.

5세 때 보냈다면, 밥은 어떻게 나오는지, 환경이 어떤지, 친구들과의 관계가 어떤지 등 보육적인 요소에 대한 걱정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1년 영어 시키기 위해 보낸 곳이고, 아이도 어느 정도 큰 상태라 그런 부분에서 관대하게 됩니다.

또한 아이가 불편한 부분에 대해 잘 표현하기 때문에 걱정이 없습니다.

2. 한국어에 대한 부담이 없다.

6세까지는 한국어만 했습니다.

가정에서 영어는 거의 하지 않았고, 한국어 책만 읽고 한국어 공부 하고 한글 떼고 한국어로 열심히 대화하다가 영유에 입학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어는 어느정도 했다는 믿음이 있어서 영어에 올인할 수 있어 좋습니다.

3. 긴 수업 시간에 대한 미안함이 적다.

수업시간이 길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하지만, 여태 열심히 놀았기에..ㅋㅋㅋ 7세 때 이 정도는 해봐야지 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5세 때부터 이런 환경에 노출했다면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 같고 저도 미안했을 것 같습니다.

 

7세 영어유치원 적응 모습 - 코딩 수업

영어유치원을 보내서 좋은 점

1. 영어교육을 맡길 수 있다.

영어교육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을 잡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방치 아닌 방치를 했고 7세가 되면서도 마음만 급했습니다.

전문기관에 맡기며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되겠구나 라는 생각에 마음이 다소 편해졌습니다.

그래서 숙제 백업을 열심히 해주고 있습니다.

 

2. 영어가 빨리 늘고 있다.

영유에 보낸 지 한 달 정도인데 벌써 문장으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전에는 단어로만 말하고 문장으로 시켜도 잘하지 않았는데, 표현하려고 하는 부분이 생겨나서 깜짝 놀랐습니다.

단어 읽기도 예전에 비해 금방금방 읽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확실히 빨리 느는구나 생각이 듭니다.

 

 

총평

예전에 개인 헬스 트레이닝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 헬스 트레이닝을 받으면 당연히 살이 빠질 거라 생각했는데, 트레이너는 자꾸 식단을 조절하라고 했습니다.

그때당시 살 빼려고 개인 헬스를 끊었는데, 이렇게 식단 조절해서 할 거면 혼자 해도 빠지겠다...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영유에 보내는 지금, 딱 이때 생각이 납니다.

영어공부를 맡기고 싶어서 보냈는데 집에서 백업을 많이 해주어야 합니다.

엄마의 일이 많아지는 거지요.

영유를 단순히 보낸다는 것이 아닌 부모님께서 정말 영어공부를 시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보내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백업을 잘해주고, 한국어도 놓치지 않게 하려면 부모님의 일이 많아지는 거지요.

갑자기 늘어난 학습량에 스트레스받는 아이를 다독이는 것도 엄마의 몫, 숙제를 시키고 확인하는 것도 엄마의 몫,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도 엄마의 몫, 

하지만 실력이 늘어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힘이 납니다.

결론적으로는 잘 보낸 것 같고, 7세 때 보내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