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여아, 유치원 친구 관계의 어려움 원인 및 해결방법
아이의 가장 큰 강점은 사회성입니다. 친구들이 제일 좋아해요.
지난 4월 학기 초 상담에서 담임 선생님께 들었던 말입니다.
다른 것 보다도 아이가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낸다는 얘기는 저를 안심시켜 주었고, 늦은 생일이라 치이지 않을까 늘 걱정이었기에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얘기를 들은지 한 달이 지나고 아이는 부쩍 친구들이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다며 등원을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장점은 분명 사회성이라고 했는데 왜 아이는 친구들과 못 지내는 것 같은가..?
등원거부가 극에 달하며 아이는 등원버스 탑승시 울며불며 소리 지르고 버텨서 차량 선생님이 겨우 붙잡고 태우고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쯤 되니 저도 걱정이 많이 되고 왜 그런지 알고 싶어서 담임 선생님과 면담을 신청했습니다.
선생님도 많은 아이들을 돌보셔서 그런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셨고 잘 지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이가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였던 이유
1. 선생님에게 어려움을 말씀드리지 않았다.
아이는 친구가 함께 놀지 않겠다고 말하면 돌아서서 자기 할 일을 했습니다.
2. 거부 당한 후 혼자 놀았지만 열심히 놀았다.
거부당해서 기분이 상했지만 아이는 혼자 놀거리를 열심히 찾았고 어떤 활동이든 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아이가 거부당해 울거나 배회했다면 금방 관찰이 되었을 것입니다.
3. 수업 시간에 잘 참여했다.
아이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기본적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즐거워하였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혼자서 놀았다는 얘기가 마음에 걸려 조금 더 아이를 관찰해 주실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저희 아이는 친구와 함께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인데 혼자 놀았다는 것은 마음이 상해서 그랬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선생님의 뜻밖의 관찰결과를 들었습니다.
아이가 힘들었던 이유
1. 등원시간이 늦다.
유치원 버스를 타고 등원하지만, 아이의 반 친구들은 도보가 많아 일찍 등원하는 편이라고 합니다.
친구들은 일찍 등원하여 삼삼오오 놀이를 시작하고 무르익을 때쯤 아이가 유치원에 도착합니다.
이미 그룹을 이루어 놀고 있는 아이들의 무리에 끼여서 함께 놀아야 하는데 그때 거부를 많이 당한 것 같습니다.
2. 이미 놀이가 시작된 그룹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기 어렵다.
아이는 놀이를 주도하길 원하고 자신이 도착했을 때 자신의 뜻에 따라 놀이가 시작되길 원합니다.
그래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우리 같이 놀까?"라고 제안할 때가 많았고 아이들은 "아니."라고 대답해 왔던 것 같습니다.
3. 양보하기는 싫다.
놀이가 무르익고 있는 그룹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필요한 역할을 맡아 자연스럽게 접근해야 하는데 아이는 그러기 싫었던 것 같습니다.
자신이 맡고 싶은 역할이 있는데 그걸 하지 못하는 게 싫으니 혼자 놀았습니다.
아이가 늘 힘들었던 건 아닙니다.
친구들의 필요와 아이의 원하는 역할이 딱 맞아떨어지면 그날은 즐거운 날이고, 처음부터 놀이를 함께 시작하면 별 탈이 없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놀이도 중 합류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며 지도해 주시겠다고 하셨고 저도 가정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들을 찾고 있습니다.
친구들의 놀이에 자연스럽게 합류하여 놀이하는 방법 지도
1. 아이에게 상황별로 자연스럽게 합류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아이에게 "친구가 아이스크림 파는 놀이를 하고 있어. 그러면 어떻게 얘기할 수 있을까?" 이렇게 물어보니 아이는 "우리 같이 놀까?"라고 대답합니다.
그래서 "그럴 땐 우리 같이 놀까?라는 표현보다 이거 얼마예요? 저는 초코만 아이스크림 먹고 싶은데 살 수 있나요?라고 말하며 자연스럽게 사는 역할을 맡는 거야."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이렇게 상황별로 친구들을 관찰하고 필요에 맞는 접근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2. 양보는 나를 위해 필요한 것임을 알려줍니다.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면 혼자 노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번 양보하고 기다리면 자신의 차례가 될 수도 있는데 어떤 선택이 현명한지 아이와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친구가 아이스크림 놀이에서 판매원 역할을 여러 번 하면 같이 놀이하다가 "나도 판매원 하고 싶은데 몇 번 하고 나도 할 수 있어?"라고 제안할 수 있어. 네가 계속 사는 역할만 하는 건 아니야. 함께 놀이하면서 바꿔나갈 수도 있는 거야."
저희 아이는 친구들을 잘 관찰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누가 누구랑 친하고 잘 놀며 어떻게 지내는지 cctv처럼 잘 얘기해 주었기에 관찰력이 좋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번 상황을 통해 누가 누구랑 노는지 관찰하는 것보다 그 친구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어서 무엇이 필요한지 보는 눈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건 산너머 산인 것 같습니다.
아이도 저도 잘 이겨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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